윈도우에서 리눅스 개발환경을 구성할 때 대표적으로 선택되는 방법은 WSL(Windows Subsystem for Linux)과 VirtualBox 두 가지이다. 두 기술은 목적·아키텍처·성능·호환성 측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사용 시 요구조건과 워크플로우에 따라 최적 선택이 달라진다. 최근에는 WSL2의 실제 리눅스 커널 탑재, WSLg의 GUI 앱 지원, GPU(CUDA) 가속 지원 등 기능 확대로 선택 기준이 변화하고 있다. 반면에 VirtualBox는 완전한 하드웨어 가상화를 제공하여 커널·네트워크·디바이스 접근성에서 장점이 있다. 이 글은 아키텍처·성능 벤치마크·파일시스템·네트워크·컨테이너 호환성·GUI/GPU 지원·설치·최적화 팁까지 실무 중심으로 비교해 어떤 상황에 무엇을 선택할지 명확한 체크리스트를 제공하는 가이드이다.
1. WSL 소개
WSL(Windows Subsystem for Linux)은 윈도우에서 리눅스 환경을 직접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호환 계층이자 가상화 기술이다. WSL1은 리눅스 커널 호출을 윈도우 NT 커널 호출로 변환하는 방식이며, 디스크·파일시스템 접근 속도가 윈도우 쪽에선 빠르지만 일부 커널 기능이 제한된다. WSL2는 경량 Hyper-V 가상머신 기반으로 실제 리눅스 커널을 실행하므로, Docker·Podman·Kubernetes와 같은 컨테이너 환경에서 완전한 호환성을 제공한다. 2021년 이후 WSLg(Windows Subsystem for Linux GUI)가 기본 포함되어, 리눅스 GUI 앱도 윈도우와 동일한 데스크톱 환경에서 실행 가능하다. 또한 NVIDIA CUDA, AMD ROCm 등 GPU 가속 지원이 정식 추가되어 AI·머신러닝 개발 환경에서도 사용 범위가 크게 확대되었다.
2. VirtualBox 소개
VirtualBox는 오라클이 개발·유지하는 오픈소스 가상화 소프트웨어로, x86·x86_64 아키텍처를 지원하며 윈도우, macOS, 리눅스 등 다양한 호스트 OS 위에서 동작한다. 하드웨어 가상화를 통해 완전한 독립 OS를 구동하므로 커널 수준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고, 네트워크 구성·스토리지 설정·USB 디바이스 연결까지 제약이 없다. 최신 버전에서는 가상 머신의 가속 모드 최적화, 호스트/게스트 간 공유 폴더 성능 향상, UEFI Secure Boot 지원, 3D 그래픽 가속 개선이 이루어졌다.
단, 물리 리소스를 완전히 분리하여 사용하므로 WSL보다 메모리·CPU 점유율이 높으며, 부팅 속도와 디스크 I/O 측면에서 무겁다.
3. 비교
아키텍처 차이: 서브시스템(경량 VM) vs 완전 가상화
- WSL1: NT 커널과 리눅스 사용자 공간을 연결하는 번역 계층(translation layer) 기반
- WSL2: Hyper-V 기반의 경량 VM에서 리눅스 커널 실행, 윈도우와 통합된 파일·네트워크·프로세스 관리
- VirtualBox: 하드웨어 가상화(Full Virtualization)로 CPU·메모리·저장장치를 모두 에뮬레이션, 완전한 독립 환경 제공
아키텍처의 차이는 성능·호환성·리소스 사용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WSL2는 부팅 시간이 수 초에 불과하며, VirtualBox는 OS 부팅 절차를 모두 거치므로 수십 초 이상 소요된다.
성능 비교: 부팅 시간 · CPU · 메모리 · 디스크 I/O 벤치마크
성능은 사용 목적과 환경에 따라 달라지지만, 일반적인 동일 사양(윈도우 11, 16GB RAM, NVMe SSD)에서 측정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부팅 시간
- WSL2: 2~3초 내 즉시 셸 사용 가능
- VirtualBox Ubuntu: 20~40초 (게스트 OS 부팅 절차 포함)
CPU 사용량
- WSL2는 프로세스 단위로 윈도우와 자원을 공유하므로, 유휴 상태에서 CPU 사용률이 매우 낮다.
- VirtualBox는 백그라운드에서 VM 프로세스가 항상 일정 자원을 유지하며 점유한다.
메모리 사용량
- WSL2: 동적 메모리 할당(사용량에 따라 커짐/줄어듦)
- VirtualBox: 사전에 지정한 메모리를 항상 예약, 다른 작업 시 자원 부족 가능성 있음
디스크 I/O
- WSL2 내부에서 리눅스 파일시스템(ext4) 접근은 빠르지만, /mnt/c를 통한 윈도우 NTFS 접근은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 VirtualBox는 가상 디스크(VDI/VMDK)에서의 I/O는 안정적이지만, 호스트↔게스트 공유폴더 성능은 네트워크 프로토콜에 따라 저하될 수 있다.
파일시스템 및 I/O 차이 (윈도우 ↔ 리눅스 파일 접근성)
WSL2
- 리눅스 홈 디렉터리: ext4 기반 가상 디스크에서 고속 접근
- /mnt/c, /mnt/d와 같이 윈도우 파티션에 직접 접근 가능 → 협업 시 편리
- 단, NTFS ↔ ext4 간 크로스 액세스는 메타데이터 처리와 권한 매핑 때문에 속도 저하 발생
VirtualBox
- 게스트 OS 디스크는 독립적(VDI/VMDK)이며, 호스트 파일시스템과 완전히 분리
- 공유 폴더(Shared Folder) 기능 사용 시, 성능은 WSL보다 떨어질 수 있으나 보안·격리성 높음
- 게스트 OS를 다른 PC로 이식하거나 백업하기 용이 (가상 디스크 파일 복사만으로 가능)
네트워크: NAT · 브리지 · 포트포워딩 · 호스트 통신
WSL2
- 기본적으로 NAT 기반 가상 네트워크를 사용
- 윈도우와 리눅스 간 로컬호스트(127.0.0.1) 포트 공유 가능 → 웹 서버 개발에 유리
- 외부 네트워크에서 접근하려면 추가 포트포워딩 설정 필요
VirtualBox
- NAT, 브리지, 호스트 전용 네트워크, 내부 네트워크 등 다양한 모드 제공
- 브리지 모드를 사용하면 게스트 OS가 네트워크 상에서 완전한 독립 IP를 가지게 되어 서버 테스트 환경 구성에 유리
- 방화벽·라우터 설정 변경 시 네트워크 실습에도 활용 가능
컨테이너(Docker) 호환성 및 개발 워크플로우 비교
WSL2
- Hyper-V 기반 리눅스 커널이므로 Docker Desktop과 직접 연동 가능하다.
- 리눅스 네이티브 환경에서 컨테이너가 동작하므로, docker run, docker-compose, Kubernetes 등 완벽 호환성을 제공한다.
- 로컬 개발 환경에서 코드 작성 → 빌드 → 테스트 → 배포의 워크플로우가 빠르고 부드럽다.
- GPU 지원이 추가되어 AI/ML 컨테이너 작업(CUDA, ROCm)도 가능하다.
VirtualBox
- 게스트 OS가 완전한 리눅스 환경이므로 Docker 설치 및 실행에 제약이 없다.
- 다만, VM 내부에서만 컨테이너 네트워크가 동작하므로, 호스트와의 포트 연동은 수동 설정 필요하다.
- 멀티 노드 Kubernetes 클러스터를 VM 여러 개로 구성 가능 → 실제 프로덕션 환경 유사 테스트에 유리하다.
GUI 앱 및 GPU 가속 지원 비교 (WSLg · CUDA · VM GPU 통합)
WSL2 + WSLg
- Ubuntu, Debian 등 리눅스 배포판의 GUI 앱을 윈도우 데스크톱 환경에서 직접 실행 가능
- gedit, GIMP, VS Code(리눅스 버전) 등을 창 형태로 실행
- NVIDIA GPU(CUDA), AMD GPU(ROCm) 가속 지원 → 딥러닝, 과학연산 환경 구축 가능
VirtualBox
- 게스트 OS 전체를 창 또는 전체화면으로 실행
- 3D 가속, OpenGL 일부 지원하지만, CUDA·ROCm 같은 GPU 패스스루는 기본적으로 지원하지 않음(추가 설정·PCIe 직통 기능 필요)
- 그래픽 작업·GPU 연산은 성능 저하가 클 수 있다.
보안 · 격리 · 스냅숏·백업 관점 비교
WSL2
- 윈도우 계정과 같은 파일시스템·프로세스 공간 일부 공유 → 윈도우의 보안 정책 영향
- 스냅숏 기능은 없으며, 배포판 내보내기(wsl --export)로 백업 가능
- 개발 환경 격리는 Docker 컨테이너 사용 시 강화 가능
VirtualBox
- VM이 완전히 독립된 환경 → 호스트 OS에 영향 최소화
- 스냅숏, 클론 기능으로 특정 시점의 OS 상태를 저장·복원 가능
- 실험적·위험한 패키지 설치나 보안 실습에 적합
4. 상황별 추천 체크리스트
사용 목적과 요구하는 기능에 따라 WSL2와 VirtualBox 중에서 적합한 환경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웹·백엔드 개발자
- 빠른 부팅과 윈도우 파일시스템과의 높은 연동성을 중시한다면 WSL2가 적합하다.
- Docker, Git, Node.js, Python 등 리눅스 기반 개발 도구를 윈도우 환경에서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다.
데이터사이언티스트·머신러닝 연구자
- GPU 가속(CUDA)과 리눅스 기반 AI 라이브러리 호환성이 중요하므로 WSL2를 추천한다.
- Jupyter Notebook, Tensor Flow, PyTorch 등 환경 구성이 수월하다.
시스템 엔지니어·네트워크 관리자
- 완전한 격리와 독립된 네트워크 설정, 다양한 OS 테스트가 필요하다면 VirtualBox가 적합하다.
- 스냅숏 기능을 활용해 시스템 변경 전후 상태를 쉽게 복원할 수 있다.
리눅스 학습자 및 저수준 실험자
- 커널 모듈 실험, 네트워크 패킷 조작 등 커널 접근이 필요한 경우 VirtualBox가 유리하다.
- 단순한 리눅스 명령어 사용과 도구 학습 목적이라면 WSL2가 간편하다.
멀티 OS 환경 사용자
- 다양한 리눅스 배포판과 Windows, macOS를 동시에 실험하거나 운영하려면 VirtualBox가 더 유연하다.
5. 요약 및 참고자료
요약
WSL2는 윈도우와 긴밀히 통합된 경량 가상화 환경으로, 빠른 부팅과 높은 파일 접근성, GPU 가속 및 GUI 앱 지원이 강점이다. 개발 및 데이터 사이언스 환경에 적합하며 Docker와의 호환성이 뛰어나다. VirtualBox는 완전한 하드웨어 가상화를 제공하여 격리와 독립성이 뛰어나고 다양한 게스트 OS 구성이 가능하다. 네트워크·보안 실습, 다중 OS 테스트 환경에 적합하지만 자원 소모가 크고 부팅 속도가 느리다. 종합하면, 빠르고 편리한 리눅스 개발환경을 원한다면 WSL2를, 완전한 격리와 멀티 OS 실습 환경을 선호하면 VirtualBox를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자료